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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인생고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자녀 출산에 대한 고민과 삶에 대한 고민 #1

나는 30대 중반이다.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대로 학교를 다녔고,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회사생활이 즐겁지는 않다.

 

결혼도 했지만 아이는 없다. 관성대로 살면서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를 낳는 것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부모님은 하루빨리 아이를 낳으라고 이야기하시지만, 나는 썩 달갑지 않다. 이때까지 부모님이 시키는, 당연하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있는 것들을 대부분 해왔지만 처음으로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왜 아이를 갖기 싫은걸까? 이유는 의외로 쉽게 나왔다. 지금의 삶을 20년 넘게 지속할 자신이 없었다. 아이를 낳으면 육아휴직 등으로 소득이 줄어들고, 지출은 오히려 더 늘어난다. 늘어난 지출은 아이가 성장해감에 따라서 더 크게 늘어날 것이다. 지출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달갑지 않은 회사생활을 계속해서 해야한다.

 

나는 매일 5시 50분에 일어난다. 겨우겨우 일어나서 몸을 씻고 셔틀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회사에서 쌓여있는 일을 한다. 출근과 동시에 집에 가고싶은 마음이 든다. 회사 일을 그리 잘하는 것 같지도 않다. 평가도 딱 보통 정도만 받아왔다. 회사에서 9시간을 보낸 뒤에는 지옥철을 타고 퇴근한다. 집에 도착하면 오후 7시다. 집에 도착하면 진이 다 빠진다. 10분 정도 쉬었다가 아내와 저녁식사를 준비한다.

저녁식사를 하고 정리를 하면 8시 30분이다. 아내와 잠시 유튜브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9시가 훌쩍 넘어간다. 쉬고싶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주식 공부나 재테크 방법을 알아본다.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프로그램도 개발해본다. 잠시 컴퓨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잠잘 시간이다. 

퇴근 후 내가 쓸 수 있는 시간이 3~4시간이 전부인데, 그나마도 일상에 지쳐서 효율도 잘 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마저 생기면 어떻게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퇴근 후에는 아이를 챙겨야 하고, 집안일도 두배로 늘어날 것이다. 이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 것이다. 계속 그렇게 살아가겠지.

 

하루종일 밖에서 시달리다 집에 돌아와서 아이와 신나게 놀아줄 체력도 없을 것 같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 수도 없을 것 같다. 아내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일을 하러 가면 아이는 어린나이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전전하며 부모로부터 떨어져서 지내야 할 것이다. 불쌍하다. 그렇게 유년 시절을 보낸 후는 어떨까. 학교에 가고, 친구들이 대부분 학원에 다닐테니 우리 아이도 학원에 가게 될 것이다. 사교육비는 또 얼마나 비싼가 그 사교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20년은 더 직장생활을 계속해야겠지.. 

 

상상만 해도 가슴이 답답해져온다. 어떻게든 주식투자와 재테크로 급여소득을 대체할 방법을 찾아보지만, 잘 되지 않는다. 그렇게 쉬웠으면 다들 투자자로 살지 않았을까? 시간이 지나면 투자수익이 나리라 생각하면서 실적이나 기업을 찾아보며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내가 삶에 대해 만족하지 않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출퇴근시간을 포함해서 하루 12시간을 보내는 직장에 사용하는 시간이 불만이었다.

그러면 일을 바꾸면 되잖아? 무슨일을 하고싶은데?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또 가슴이 답답해졌다. 하고싶은 일이 전혀 떠오르지가 않았다. 좋아하는 일도 없다. 평생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상황 아래에서 그것들을 하지않으면 큰일 난다는 두려움을 품고 계속해서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하며 자기위로를 하는 중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가는것이라는건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잘 되지가 않는다.